대한한의사협회

알기쉬운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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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 술 깨려면
  • 날짜 : 2010-12-28 (화) 19:5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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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아닌 게 아니라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더위도, 아침저녁으로 살살 밀려오는 찬바람에 서서히 자리를 내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미뤄왔던 모임들이 부쩍 많아졌다. 그 동안 못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니 기분 좋고, 명절을 맞아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니 행복하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으니, 바로 숙취문제다. 현대 사회는 무엇보다 인간관계를 가장 높은 덕목으로 중요시여기는 사회다. 그러다 보니, 모든 만남에 이러한 음주문화가 약방의 감초처럼 자리 잡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특히 영업이나 대인접촉이 많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술자리는 아예 기본이 되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음주 후의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술을 과하게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어쩔 수 없이 과하게 먹어 힘든 경우에는 빨리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숙취해소의 가장 기본적인 해답은 ‘발한(發汗) 이소변(利小便)’이란 것으로, 땀을 많이 내고 소변을 많이 보게 하는 것이다. 땀이나 소변을 통해 몸속에 누적된 술독을 빨리 빼내면 빼낼수록 몸은 정상을 되찾기 때문이다. 그러나 땀이나 소변을 많이 나가게 하는 방법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무조건 찬 물을 많이 마시거나 무턱대고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찾았다가는 큰 일이 날 수도 있다.

필자가 아직 예과생일 때의 일이다. 전날 모임에서 너무 과음을 했던 탓에, 간신히 학교 앞까지는 왔는데 도저히 학교 안까지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강의실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학교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 가서 잠시 누웠다 가기로 결정했는데, 이 결정이 큰 화를 부르고 말았다. 어디서 들은 풍월이 있어, 무조건 ‘땀을 많이 내주면 좋겠지.’하는 마음으로 그런 무모한 선택을 했던 것인데, 오히려 상태가 더 악화되어 결국 선배 한의사분의 응급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사태까지 진행되었었다.

따라서 땀을 내더라도 가벼운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땀내는 것이 더 좋다. 또한 갈증이 난다고 찬물이나 냉차를 함부로 마시는 것은 잘못이다. 튼튼한 사람은 탈이 없으나 허약한 사람은 평소에도 아침 식전에 생수를 한잔 마시면 배가 아픈데, 술까지 마신 뒤라 내장이 지쳐 기능이 떨어졌기 때문에 찬물을 마시면 배가 벙벙하고 소화가 안 되든지 설사가 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꼭 마시고 싶다면 따뜻한 꿀물정도가 적당하다 하겠다.

그러나 만약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며칠이 가도록 회복이 되지 않거나 평소에 너무 많이 술을 마셔 주독(酒毒)이 쌓이게 된 사람은 이러한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으므로, 가까운 한의원이나 주치한의원을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음주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된 사람은 일시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체내에 습기와 열기가 잔뜩 쌓여 몸이 무겁고 피로가 누적되며 대소변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습열을 풀어주고 피로를 회복시키는 처방을 써야 한다. 또한 위장을 많이 상해 구토와 묽은 변이 지속된다면, 위장을 보하는 처방을 사용하여야 한다. 나아가 만약 간기능까지 손상되어 있다면, 간기능을 좋게 하는 한약을 써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한약이 간기능을 좋게 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 비근한 예가 한약재 성분의 숙취해소음료다. 그러나 비록 한약재성분의 숙취해소음료가 유행이긴 하지만, 음료는 음료일 뿐이다. 당연히 전문 한의사에 의한 숙취해소 처방은 그러한 음료수에 비해 그 효능이 훨씬 뛰어날 것임은 자명한 일인 것이다.

따라서 음주를 많이 해야 하거나 숙취해소능력이 약한 사람은 미리 주치 한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장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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