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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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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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기야 생애 최초로 스스로에게 부자(附子)처방을 복용하였는데, 그제야 추위가 물러나고 온 몸이 따뜻해졌다. 평소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필자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인데, 이번에는 부자를 써야 할 정도로 한기가 심했던 것이다. 이렇게 심한 한기를 느끼고 났더니, 이 증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힘들지 이해가 갔다. 절기가 소설에서 대설로 바뀌면서 기온은 점점 내려가고, 이와 더불어 손발이 시린 분들은 더욱더 고생이 심해진다.
앞서 언급한 부자는 옛날에 사약의 재료로도 쓰였다고 한다. 그만큼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는데, 한열로 분류하자면, 매우 뜨거운 독성을 가지고 있는 한약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한의원에서 부자를 즐겨 처방하지는 않는 편인데, 필자의 경우에는 냉증 환자에게 상당히 많이 처방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아주 심한 냉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부자 정도는 써야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한 여름에도 내복을 입고 사는 분들의 경우에는 인삼 황기 등의 약성으로는 모자랄 때가 있다. 너무 장기간 먹는 것 같다고 걱정하는 분이 있어, 부자 대신에 인삼 황기를 넣었더니 전혀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도 경험했다. 역시 설령 독약이라 하더라도 체질과 증상에 맞게 쓰면 보약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고 하겠다.
손발이 시린 경우 중에서 가장 많은 경우를 차지하는 것은 역시 배가 차가운 것이다. 사람 몸의 배는 뿌리에 해당되고 손발은 가지 끝의 이파리로 비유할 수가 있다. 즉, 배에 있는 보일러의 화력이 약하면 손발까지 온기가 제대로 가지 못하게 되므로 손발이 시려지는 것이다. 손발이 시릴 때 직접 손발에 불을 쬐는 것보다 따뜻한 국물을 먹어 배속이 뜨뜻해지면 자동적으로 손발까지도 따뜻해지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배가 차가와지는 이유도 매우 다양하다.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배를 차갑게 노출시키는 경우에도 배가 차가와지지만, 과도한 부부관계나 비뇨생식계통이 약해져서 단전이 차가와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성기능이 떨어지거나,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또는 생리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나아가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장기능이 약해져 배탈 설사가 나거나 대변이 시원치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로부터 배탈이 나면 배를 뜨뜻한 아랫목에 대고 지지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경우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을 쓰거나 배에 뜸을 떠주는 치료법도 효과적이다. 자연스럽게 손발까지 따뜻해지기 때문에, 한의원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이 밖에 손발 자체에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도 손발이 시릴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서양의학에서는 레이노드증후군이라고 하는데, 기혈순환이 좋지 않거나 몸에 노폐물이 너무 많이 쌓였을 때도 나타난다. 또한 산후에 제대로 조리를 하지 못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산후풍 치료를 해줘야만 한다.
보통 일시적으로 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간단한 침구치료로도 회복시킬 수가 있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된 경우에는 한약치료를 병행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여러 가지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도 다 달라지므로, 무턱대고 아무렇게나 시도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단을 받고 치료에 임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부자와 같은 독약도 보약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한의사이기 때문이다.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장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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