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

알기쉬운 한의학

  • 한의학과 건강
  • 알기쉬운 한의학
  • 음양오행의 과학성
  • 날짜 : 2010-12-28 (화) 18:09l
  • 조회 : 9,030


'음양오행(陰陽五行)'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동양철학적 이론으로만 생각하거나 비과학적으로 치부해 버리는 분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음양오행은 동양의 학문과 문화에 있어서 가장 근간이 되는 기본개념이며, 실제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녹아 있는 자연스러운 질서이다.

이러한 음양오행 사상을 실사구시(實事求是)적으로 의학에 접목시킨 분야가 바로 한의학이다.



음양이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물질이나 현상을 양면적인 관계로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남자와 불은 양이고 여자와 물은 음이다. 플러스가 있으면 마이너스가 있고, N극이 있으면 S극이 있다. 즉,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이렇게 상대론적 이분법인 음양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바로 이 음양을 조화롭게 해주는 것이 한의학의 기본 치료법 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배가 차서 설사를 자주하거나 생리불순이 있는 사람은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한약이나 침ㆍ뜸 치료를 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우리 선조들은 배탈이 났을 때, 뜨거운 온돌바닥에 배를 지지거나 따뜻한 손으로 배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치료를 이미 생활 속에서 체득하고 있었다.

오행은 다섯 가지의 기운, 즉, 목ㆍ화ㆍ토ㆍ금ㆍ수의 속성을 지닌 기운이 인체를 포함한 자연을 운행시키는 질서의 개념으로 작용한다. 이 다섯 가지의 기운은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서로 억제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상생상극의 법칙이다. 물론 한의학은 이러한 오행의 개념 또한 진단과 치료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경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된 사람이 화를 내게 되면, 위장 기능이 극도로 저하돼 체하거나 소화불량과 같은 질환이 흔히 발생한다. 한의학에서는 이 같은 증상을 ‘간비불화(肝脾不和)’나 ‘간기범위(肝氣犯胃)’와 같은 변증 개념으로 진단해 치료를 해오고 있다.

이처럼, 음양오행은 죽어있는 이론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운용되고 있는 매우 과학적, 경험적, 실천적인 개념이다.  또한 자랑스럽게도 우리 한의학이, 바로 음양오행이 살아있는 과학이라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제시하고 있는 산증인이다.

음양오행의 과학성은, 지금도 대한민국 1만 4000여 한방의료기관에서 진단뿐만 아니라 침과 뜸과 한약 등의 한의약적인 치료법을 통해서도 매일매일 증명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김정곤

이전글 한의학의 역사적 근거
다음글 자연과 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