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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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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과일 잘 먹기
  • 날짜 : 2012-12-11 (화) 12:04l
  • 조회 : 12,347

 여름은 과일이 풍성한 계절이다. 더운 여름 저녁에 온가족이 모여앉아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풍경은 정겹기도 하다. 여름 과일은 주로 수박, 참외, 토마토, 포도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수많은 종류의 과일을 즐겨 먹게 된다.

과일 각각에 대해 알아보면

수박

 수박은 한의학 본초명으로 서과(西瓜)라고하며 기를 내리고 소화를 도우며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위 먹은 것을 치료하고 갈증해소에 도움이 된다. 수박은 또한 한과(寒瓜)라고 하여 그 찬성질을 강조해 위가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한다고 되어있는데, 체질의학에서 소양인에 좋다.

 반면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고 몸이 찬 편인 소음인 체질은 소량 섭취하되 너무 차지 않게 보관하여 섭취하는 것이 설사ㆍ복통 등 찬 음식 섭취 시 발생하기 쉬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소음인의 경우 생냉지물(生冷之物) 즉, 찬 것과 익히지 않은 음식물을 피하기를 권하고 있는데 냉장고에 보관되어 온도도 찰뿐더러 그 성질도 찬 수박을 과량 섭취하는 것은 주의해야하며 칼로리는 높지 않은 편이나 GI지수(혈당지수, Glycemic index)가 높으니 섭취 시 고려해야한다.

참외

 참외는 첨과(甛瓜)라 하여 이름에서부터 달콤함을 의미하고 있다[해자하자면 달 감(甘)에 혀 설(舌)을 합쳐놓은 글자이다]. 동의보감에서도 그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면서 독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독이란 두 가지 정도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한 가지는 모든 종자류는 번식과 종자 보존을 위한 자기보호 기전(메카니즘)을 갖고 있다. 종자를 섭취하면 구토 또는 설사를 일으키게 하여 학습효과로 인한 종족 보호를 했고 이를 통한 영역 확대도 꾀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똥참외는 참외를 과량 먹은 후 복통으로 인해 급히 배변하여 변속의 씨앗이 다시 참외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또한 동물들이 이런 좋지 않은 기억을 학습함으로써 종자를 포식자로부터 보호하는 이중적 방어기전을 갖는 것이다. 간혹 한의학에서 본초에 독이있다고 설명하는 것은 유독하다는 의미도 물론 있지만 신용(愼用) 즉 신중히 고려해서 사용 할 것을 경고하는 의미이기도하다. 다시 말하면 용량의 제한 없이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로 독이 있다. 즉, 유독하다고 한 경우도 상당 수 있다. 참외의 경우도 너무 많이 먹으면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볼 수 있다.

토마토

 토마토는 번가(番茄)라고 하여 문헌에는 진액을 생성하고 갈증을 풀며 건위하고 소화를 촉진한다고 되어있다. 문헌에도 달여서 복용하거나 신선한 것을 그대로 복용한다고 되어있다. 이는 익히거나 익히지 않거나 건강에 유익하다는 설명이라고 볼 수 있다. 토마토의 경우 소스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익혀 먹는 것도 좋겠다. 익혔을 경우 영양성분의 흡수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분 및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때는 이렇게 체중조절에 좋은 토마토를 잘라 그 위에 설탕을 듬뿍 뿌려 먹었고, 딸기도 설탕을 듬뿍 찍어 먹거나 딸기위에 솔솔 뿌려 먹었던 시절이 있었으니 지금 돌이켜보면 웃음이 나온다. 특히 토마토는 열을 가하여 섭취하면 영양소 흡수율이 높아진다고 하니 스파게티 소스 또는 스프의 형태로 섭취해도 손색없는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즐길 것인가

언제?

 통상의 경우 식사 직후에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식사로 인해 혈당이 올라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당분인 과일을 섭취하면 잉여의 혈당은 체내에 저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간에 간식의 의미로 섭취하는 것이 체중에 민감한 사람들에겐 더 나을 수 있다. 공복에 찬 과일을 많이 먹는 것 또한 피하는 것이 좋은데 복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식후 섭취할 때는 식사 직후보다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섭취하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취침 직전엔 피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 위중불화(胃中不和)면 불면(不眠)이라 하여 소화가 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음을 경고하였다. 아침사과는 금이요, 저녁사과는 그만 못 하다고 이야기한 것도 오전에 섬유질이 풍부한 사과를 섭취하면 포만감과 함께 영양도 섭취하며 배변에도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효능이 있지만, 저녁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 사과를 섭취하여 소화기능의 이상을 초래하면 잠이 오지 않는 등의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근래 냉장고의 대형화에 따라 과일을 모두 차게 냉장하여 섭취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권장할 만한 방식은 아니다 장기간 보관을 위해서는 냉장이 필요하겠지만 과일은 소량 구매하여 신선한 상태에서 바로 소비하는 것이 좋다. 냉장을 하여 보관하더라도 상온에 어느 정도 노출시켜 너무 차지 않은 정도의 온도에서 먹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평소 몸이 찬 편이고 소화기관이 약한 분들이 주의해야할 음식이 생냉지물(生冷之物) 즉 차고 익히지 않은 음식을 들 수 있는데 차가운 과일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겠다.

 소화력이 약한 분들은 즙 또는 갈아서 섭취하는 방법도 권할 수도 있지만 근래 이어지는 보고서나 논문에 의하면 과일은 자연 상태 그대로 될 수 있으면 껍질 채 통으로 먹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특히 과일을 섭취한다는 미명하에 복숭아, 파인애플, 포도 등의 통조림에 있는 달콤한 ‘설탕물’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도 있다.

얼마나?

 섭취하는 양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어떤 여성분이 비만 상담을 하면서 본인은 밥을 정말 적게 먹는다고 강조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과일은 몸에 좋은 것 이라며 엄청난 양을 먹는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바나나를 예로 들어보면 테니스, 골프, 철인 삼종 경기 등 체력소모가 심하고 빠른 시간 내에 혈당을 올려야하는 상황에서 섭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과일이지만 초콜릿의 대용식품 용도로 섭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체중조절을 한다고 하면서 과일이니까 괜찮다고 위안하면서 포만감을 느낄 정도의 과일을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 신문지상에서 접한 두 가지 기사가 임상을 하면서 체중을 조절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그중 하나는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맞지 않는 명제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많이 먹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겠지만 물만 먹어서는 절대 살이 찔 수 없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어쨌건 지금보다 적게 먹으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해보면 체중조절하기위해 과일을 어느 정도 섭취해야 할 것인지 감이 잡힐 것이라고 믿는다. 다시 말하자면 식사 대용이 될 만큼 섭취하는 것은 체중조절에는 도움이 되지 않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여름철 과일은 체액 손실에 따른 수분 부족과 그와 함께 일어날 수 있는 영양 부족을 채워주는 아주 중요한 음식물인데, 되도록이면 자연 그대로의 형태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할 수 있겠다.



대한한의사협회 한진우 홍보이사(인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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