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과 건강
- Korean medicine and health
알기쉬운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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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은 울화병과 같은 말이다. 울이라 하면 제 뜻대로 하지 못해서 갑갑해지는 모든 것이 울이다. 의견이 있어도 소심하거나 겁이 나서 말을 못하는 것도 울, 불만이 많아서 기분이 잘 상하고 신경질이 나는 것도 울, 근심 걱정 생각이 많은 것도 울이다. 화라 하면 정말 불이 아니라 열을 가리킨다. 그래서 얼굴이 화끈 단다든지, 가슴에서부터 더운 김이 위로 치솟는 걸 느낀다든지 하는 경우를 흔히 보고 듣는다. 울화가 치민다는 말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울은 원인이요, 화는 증세를 가리킨다.
처음 화가 뜨게 되면 바람 불 때 먼지가 따라 올라가듯이 기운이 뜨니 물체가 따라 올라간다. 피도 올라가고 진액도 올라간다. 그러나 피나 진액이 조용히 출입을 해야지 울컥 올라가니 흔들려서 좀 탁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마치 음식을 데웠다 식혔다를 자주 하면 잘 쉬는 것처럼 우리가 정신적으로 기운을 많이 쓸 때마다 열이 생겼다가 지치면 식어졌다 하는 변동을 자주 함으로 해서 피와 진액이 점차 탁해지고 이것이 미처 맑아지기 전에 온 몸을 퍼져 나가 돌게 된다. 그래서 처음 위로 뜰 때는 혼탁해진 진액이 신경계통의 활동을 방해하니 머리가 아프다, 무겁다, 어지럽다, 가슴이 답답하다, 두근거린다, 잘 놀란다 하는 증세로 나타나다가, 이것이 전신에 퍼지면 팔다리가 무겁다, 관절이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 대소변이 시원찮다 식으로 각종 증상으로 변화되어 나타난다. 또 그도 그럴 것이 기운이 위로 뜨면 아래로는 기운이 덜 갈 것이니, 자연 대소변이 시원찮고, 가운데는 막히니 속이 편치 않고, 오장육부가 서로 이간질이 나 있으니 팔다리나 피부로 기운이 활발하게 출입할 리도 없겠다. 그러므로 화병의 넓은 뜻은 마음에서 생기는 모든 신체적 증상 또는 질병을 모두 가리킨다. 칠정상(七情에 상한 병)이란 용어도 이와 같으며, 태평성세가 아닌 다음에는 이것이 질병의 기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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