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

알기쉬운 한의학

  • 한의학과 건강
  • 알기쉬운 한의학
  • 스트레스와 칠정(1)
  • 날짜 : 2012-03-29 (목) 09:58l
  • 조회 : 11,255

 요즘 흔히 스트레스나 신경성이 만병의 원인이라고들 말한다. 스트레스의 원 뜻은 좀 다르지만 하여간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정신적 억압이나 긴장을 총칭하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칠정(七情)이라고 불러왔다. 희로우사비경공(喜怒憂思悲驚恐)의 일곱 가지 감정을 칠정이라 한다.

 스트레스라고 하면 여러 감정을 총괄적으로 말하는데 칠정이라 하면 각 감정의 성격을 매우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어 알기 쉽다. 오늘은 각 칠정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히 알아보자.

 희즉기완(喜則氣緩)이라, 너무 편하면 게을러진다는 말과 비슷하다. 몸과 마음이 다 나태해져도 생명활동이 나약해져 오히려 병이 잘 생긴다.

 노즉기상(怒則氣上)이라, 화를 내면 기운이 뜬다. 기운이란 이 몸을 살아움직이게 하는 생명기운을 말한다. 그러니 피도 당연히 노기로 인해 떠서 머리가 아프고 눈이 충혈되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우즉기울(憂則氣鬱)이라, 우울하고 걱정이 있으면 생명활동이 자유롭지 않다. 날씨로 말하면 흐린 날과 같아서 화창하고 생동감 넘치는 맛이 없다. 오래 우울하면 사람도 시들어질 것이다.

 사즉기결(思則氣結)이라, 생각이 많으면 기운이 맺힌다. 비유하면 태양을 그릴 때 원을 그리고 테두리 밖에 빗살을 그어 밝음을 표시하는데 달을 그릴 때는 원만 그리고 말듯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으면 가만히 집중이 되니 역시 생명활동이 상하좌우로 활발하게 되지 않아 기운이 맺힌다.

 비즉기소(悲則氣消)라, 슬픔․비관․낙심․불만에 사로잡히면 기운이 까라져버린다. 소 자는 눈사람 녹듯이 기운이 스르르 녹아내린다는 뜻이다.

 경즉기산(驚則氣散)이라, 부지불식간에 깜짝 놀라면 기운이 왈칵 흩어져 버리니 공장 밖에 불이 나서 사람들이 일손 놓고 불구경하러 나간 것처럼 몸이라는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공즉기하(恐則氣下)라, 겁을 내고 공포에 떨면 기운이 밑으로 푹 꺼져버린다.

 다음 시간에는 이런 감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병을 유발하는가를 알아보자.



도서출판 초락당

이전글 어지럽다고 잘 먹을 것인가?
다음글 스트레스와 칠정(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