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과 건강
- Korean medicine and health
알기쉬운 한의학
- 한의학과 건강
- 알기쉬운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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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옛날부터 맥을 짚어 진단과 치료를 해 오던 한의사들이 혈압이란 것을 알고 있었을까? 물론이다. 이천 년 전 한의서에 심장은 피를 온 몸에 돌려 체온을 유지시킨다고 하였다(心主血 環周不休 火遊行於其間). 요즘도 한의사들 중에는 혈압계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혈압계가 혈압 한 가지를 본다면 진맥을 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수십 가지쯤 되기 때문이다. 혈압은 심장이 피를 짜낼 때와 다시 빨아들일 때 얼마나 힘이 드나를 측정하는 것이다. 고혈압이란 심장이 피를 돌리는 것이 힘들어 애가 쓰인다는 말이다. 그 원인은 심장 자체가 약해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고, 심장은 잘 주는데 조직이 받아주지 않아 심장이 부담스러워지는 경우도 있다. 그 조직이란 것도 폐일 수도 있고 췌장이나 위장일 수도 있고 간이나 신장이나 자궁일 수도 있고 팔다리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전체 상황을 진맥은 그 자리에서 간단히 알아차릴 수 있고 이러한 맥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 혈압뿐 아니라 몸 전체 건강을 되돌려 놓는 근본 방법이라고 지난 주에 말했다. 이제 그 원인을 또 파 들어가 보자. 흔히 「심장 상한다」는 말을 많이 하듯 심장을 약하게 만드는 데는 우리 감정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심장은 혈액순환 뿐 아니라 모든 감정의 변화를 직접 느끼고 자제하기 때문에 몸에서 임금님의 역할과 같다고 한 것이다(心者 君主之官). 좋은 일엔 마음이 설레고 나쁜 일엔 가슴이 답답하며, 불안할 땐 가슴이 두근거리고 억울할 땐 가슴이 터질 것 같으며, 슬플 땐 가슴이 메어지고 찢어질듯 아프다가 두려울 땐 가슴이 섬뜩해지는 것이 모두 이것이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진 사람 중에도 고혈압이 있다. 몸은 며칠이고 드러누워도 시원찮을 사람이 마음은 오만 가지 복잡한 생각 속에서 애를 쓰고 있다면 역시 혈압이 올라간다. 이 때는 폐맥(기운 보는 맥)과 심장맥은 약해져 있는데 이상하게 아래쪽 간맥은 불뚝거리는 걸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다혈질은 기운을 내려 주는 치료를 하고, 허약자는 원기를 도우며 허약하면서도 혈압이 있는 사람은 원기를 도우면서 신경 울증을 풀어 주는 치료를 하여 맥의 균형을 바로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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