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내경·영추15·오십영》에 의하면 “하늘의 28수에 따라 태양이 운행되는 것과 같이 사람의 상하·좌우·전후 28맥이 있고 전신의 28맥의 길이인 16장2척을 28수에 태양이 운행되듯이 하루 100각 동안 밤과 낮을 나뉘어 흐른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하늘의 28수와 대응되어 인체에는 28맥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고 하루동안 태양의 변화와 똑같이 인체라는 소우주를 28맥을 따라 생명력을 가지는 기가 흐른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가 흐르는 경맥의 공간적인 길이와 시간적인 변화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28맥의 구체적인 내용은 《황제내경·영추17·맥도》에 언급되어 있다. 16장2척이라는 28맥의 길이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수부의 양경(수태양소장경, 수양명대장경, 수소양삼초경)은 각각 5척으로 좌우합쳐서 총 6경으로 3장이고 수부의 음경(수태음폐경, 수소음심경, 수궐음심포경)은 각각 3척5촌으로 좌우합쳐서 총 6경으로 2장1척이며 족부의 양경(족태양방광경, 족양명위경, 족소양담경)은 각각 8척으로 좌우합쳐서 총 6경으로 4장8척이고 족부의 음경(족태음비경, 족소음신경, 족궐음간경)은 각각 6척5촌으로 좌우합쳐서 총 6경으로 3장9척이며 교맥은 7척5촌으로 좌우합쳐서 1장5척이고 독맥과 임맥은 각각 4척5촌으로 합쳐서 9척으로 모두 합하여 16장2척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정리해 보면 28맥의 구성은 12경맥과 임맥, 독맥 그리고 교맥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기록하고 있다.
위 내용을 근거로 하여 28맥을 계산해보면 12경맥이 좌우로 있으므로 24맥이 되고 임맥과 독맥이 각각 하나이므로 26맥이 되고 교맥이 양교맥, 음교맥이 있고 양쪽으로 있으므로 30맥이 된다. 어찌된 일인가, 28맥이 아니라 30맥이란 말인가? 이 내용에는 특별한 의미가 숨겨져 있는데 남녀 경락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 근거를 맥도편의 저자는 마지막에 “黃帝曰, 교脈有陰陽, 何脈當其數? 岐伯答曰, 男子數其陽, 女子數其陰, 當數者爲經, 其不當數者爲絡也(황제가 말하길 교맥에 음양맥이 따로 있는데 어떤 맥을 계산에 넣어야 합니까? 라고 묻자 기백이 답하기를 남자는 양교맥을 계산에 넣고 여자는 음교맥을 계산에 넣습니다. 계산에 넣는 것은 경이고 계산에 넣지 않는 것은 락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남자는 양교맥이 경이고 음교맥은 락이 되며 여자는 반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남녀의 경락 차이가 명확히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서 남녀 성별의 차이가 교맥의 차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교맥이란 이름도 의미심장하다. 교맥의 교( )는 다리라는 뜻이다. 다리는 서로 떨어진 양편을 이어주는 길이다.
따라서 교맥은 임맥, 독맥과 12경맥을 잇는 다리의 역할을 하고 교맥이 이어지면서 비로소 28맥의 경로가 완성되어 경락이 역할을 수행하고 인체의 내외를 연결하여 인체의 생명활동이 지속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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