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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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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아에게 한약 먹이기
  • 날짜 : 2010-05-27 (목) 15:2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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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약을 먹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특히 한약을 먹이는 것은 더욱 힘들다. 아이들은 몸부림치거나 침을 뱉고 이를 악물고 입을 벌리지 않으려 하며 심지어는 토하기까지 한다. 이런 어려움이 있을 경우 한의사와 상의하여 아이가 잘 받아먹을 수 있는 형태로 처방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약의 보통 형태는 탕약이라고 하는 물약이다. 사실상 다른 형태보다 아이들을 위해 먹이기 쉬운 것이 물약이지만 어린 아이의 경우 약의 양이 많고 그 맛과 향이 특이하여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서 먹이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약물 주입 주사기이다. 주사기 끝을 약물 속에 담가 빨아올려 끝을 똑바로 위로 향하게 한 후 턱을 부드럽게 아래로 당기거나 볼을 가볍게 집어서 아이의 입을 연다.

그런 다음 주사기의 열린 끝을 입 속의 볼 안쪽 혀 옆에 있게 한다. 한번에 너무 많은 약물이 들어가면 입 밖으로 넘치거나 토할 염려가 있으므로 조금씩 아이의 입 속으로 들어가도록 흘려 넣는다. 물약도 너무 걸쭉하면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하므로 시럽이나 설탕물에 희석시켜 약의 농도를 조절해서 주면 잘 먹게 된다. 또한 물약을 먹은 다음 시럽이나 설탕물을 먹이면 더 잘 삼키게 된다.

한약 중에도 엑스제라는 가루약이 있다. 보통 가루약은 아이들이 먹기 힘들어 하는 약이다. 아이가 어릴 경우에는 약을 물이나 설탕에 진득하게 개어 엄마 손가락에 바른 다음 아이 볼 안쪽에 바라주는 방법이 가장 좋다. 양쪽으로 발라준 다음 설탕물을 먹이면 의외로 아이는 잘 삼킨다. 조금 큰 아이의 경우는 가루약을 먹일 때 요구르트나 주스에 녹여서 먹일 수 있다. 요구르트의 경우에는 걸죽하여 약이 녹지 않더라도 맛이 좋은 편이라 잘 먹는 편이지만 주스에 녹여서 먹일 경우 잘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 아이가 약이 든 주스를 잘 먹는다면 그것은 약이 제대로 녹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약이 잘 녹게 되면 주스 맛 자체가 달라지므로 아이는 몇 모금 빨다가 이내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약 중에도 환제라고 하여 정제나 캡슐처럼 삼키는 약이 있다. 보통 4~5세가 될 때까지는 이러한 알약을 잘 삼키지 못한다. 알약을 삼키는 방법을 아이에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모가 어떻게 삼키는지를 직접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에게 보여주는 요령은 알약을 혀 위에 올려놓고 혀를 평평하게 유지한 다음 물을 조금씩 마셔서 입안에 물이 고이도록 한다.

그런 다음 머리를 약간 뒤로 체지면서 알약과 물을 함께 삼키는 것이다. 하지만 어른도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삼키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의 경우 다른 형태의 약물로 처방을 바꾸어 받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한약을 먹일 때 중요한 것은 처음 시도할 때의 분위기인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도하고 여유를 가지고 조금씩 먹여야 한다. 잘 먹는 경우 그에 대한 칭찬과 보상을 해 주게 되면 쓴 약을 먹더라도 참고 먹는 경우가 많다.

장규태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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